예전에 비해 요즘에 들어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특수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. 그 중에서도 영화 <말아톤>이 흥행에 성공하고 세계장애인선수권대회 수영 금메달리스트인 ‘김진호’에 대한 신문,tv,잡지 등의 관심으로 인해 자폐인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. 하지만 우리 국민의 최대 단점이라 할 수 있는 ‘냄비근성’은 여기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.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때만 ‘우와~’하고 반짝 호들갑을 떨다가 금새 시들해졌다. 한때 특수교육과로 진학해서 장애 아이들이 당당하게 살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사람들을 볼 때마다 참 안타까웠고 마음이 아팠다.
특수교사의 꿈을 키웠던 나지만, 시각장애, 청각장애 등에 관한 적은 양의 지식만 가지고 있었지 자폐에 대해서는 아는게 거의 없었다. 그래서 나도 ‘자폐’라고 하면 말을 못하고, 온 몸을 흔들어대고, 소리를 막 지르고, 우리들과 대화를 나누는게 불가능하고 사람과의 만남이나 상호작용으로부터 단절된 사람들을 생각하였던게 사실이다. 하지만 이번학기에 <특수아동지도> 수업을 들으면서 이러한 생각이 편견에서 시작된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알고, 이러한 편견을 버릴 수 있었다. 하지만 시험을 치기위해 얇게 공부한 것이 다였기 때문에 아직도 자폐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사실이다. 그런 나에게 템플 그랜딘 박사의 <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.>라는 책은 한편으론 참 버거웠었다. 하지만 그 버거움보다는 실제 자폐장애인인 자신의 시각으로 쓰고, 자신의 고백이 있다는 점에서 읽는 내내 눈으로만 읽고 있는 느낌이 아니라 마음도 함께 읽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. 어떤 이론가나 연구자가 쓴 책이었다면 이러한 느낌을 받지 못했을 것 같다. 자폐인 스스로가 자폐인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썼기 때문에 더 많은 가치가 있고 눈과 마음으로 함께 읽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.
“손가락을 딱 튕기면 자폐인이 아닌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겁니다. 그건 제가 아니기 때문이죠. 자폐증은 제 존재의 일부니까요”
이 말은 템플 그랜딘이 한 말이다. 책을 읽기 전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. 정상인이 될 수 있다는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니 이상하게만 느껴졌다. 하지만 이제는 이해할 수 있다. 책을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면서 템플 그랜딘은 자기 자신의 존재와 가치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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